1. 집은 조금 불편하게 둬야 한다, 소파를 들이지 않는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3인 소파를 들였다.. 잠시 편하게 퍼져 있을 공간이 필요한데 그게 침대는 아니고 다이닝룸 의자도 아니었다. 잠깐 앉을 용으로 구매한 1인 소파도 그렇게 쓰이지 않았다... 맨날 우리 집 고양이가 차지하는 공간이라 (지금도) 자리를 뺐게 되고 또 그 자리를 뺐는다고 해서 내 몸이 편한 것도 아니었다. 나의 공간에 새로운 것이 차지하게 된 만큼 다른 것을 비우려고 하는데 머리는 빠릿빠릿 돌아가지 않는다. 결정할 뇌 에너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몇주를 답보상태로 있지 않을까?
2. 저 문제의 1인 소파에서 굳이 굳이 불편하게 쭈구리고 자다가 일어나는 순간 무릎이 펴지지 않아 임시완 짤처럼 허망하게 넘어졌고 넘어진 와중에 머리 또한 제대로 굴러가지 않아 ???? 상태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번 도약을 시도했다. 역시나 무릎은 고장 났고 다시 넘어지면서 문틀에 그대로 박아버렸다. 결과는 새끼발가락 인대 파열이었다. 첨에는 별일 아니겠거니 넘어갔지만 갈수록 부어오르는 발가락... 멍으로 도배된 발가락... ㅎ
3. 재취직을 했지만 아직도 이게 맞는 길인가에 대한 의문은 존재한다. 체력이 털릴 일이 아닌데 체력이 털리고 있다. 정말 일말의 책임감으로 다니고 있다는 게 맞다... (이왕 다니기로 했으니) 근데 과연 버팀=책임감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무언가 일은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느리다. 느릴 수밖에 없다. 홀로 주말에 뭘 해본답시고 나간 적도 있고 느리게 느리게 뭘 하다보니 10시 넘어서 집에 간 적도 있다. 언니한테 일이 재미없다고 하면 일을 재미로 하냐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난 정말 일은 어느 정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티스토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재미가 있으니까 그렇다. 어쨌든 이 재미없음이 아침의 피곤한 마음에서 기인한 것인지 정말 이곳이 내 성에 차지 않는 것인지 계속 생각하고 생각한다.
4. 참 희한하게도 주말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주말에 출근하거나... 지난주에는 일용직 신분으로 잠깐 도와줄 일이 있었고 다음 주는.. 충남까지 또 일용직으로 일하러 가야 한다. 돈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아예 아니라고는 못하지만) 잊지 않고 나를 불러주는 것에 대한 감사함? 뭐 그런 것들에서 기인한 것이다.
ㅋㅋㅋㅋ지난주에 만난 알바 분은 내가 "와 진짜 단호박이네요;" 이 드립을 쳤을 때 "헐 매니저님 얼굴만 젊은 거 같은데ㅋㅋ;;"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만날 때마다 얼굴만 젊지 관절 같은 건 다 늙었을 거 같다... 할머니 아니냐... 이런 말들을 했다 사람 참 잘 보신다고 칭찬해 드림..
5. 앞서 언급한 이런저런 이유로 티스토리를 잠시 방치했는데, 계속 티스토리 생각을 하긴 했다. 마음의 한켠에 부채처럼 존재하고 있었다. 손에서 놓으니 더 하고 싶어졌는데 막상 하려고 하면 손이 가질 않았다.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 포스타입의 삽질은.. (삽질인지 의도된 것인지) 나를 더 고민 속에 빠뜨리는데, 완전한 플랫폼의 이사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포스타입 원툴로만 가기에는.. 포스타입이 곧 문을 닫는다고 해도 이상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해결방향은 정했지만 여전히 고민이 깊다...
6. 그리하여 무료 스킨도 하나 만들고 내 티스토리도 리뉴얼을 해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참 모자라다. 내 집중력이 더더욱 떨어지기도 했고. 체력과 뇌 에너지가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제 변명도 그만할 때가 됐다.... 아자뵤......!!!! 나는 그냥 이런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고 결정하거나 견뎌야 할 뿐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7. 아 그리고 여러 이유중에 이사도 있었다. 1월부터 모든 일정이 타이트하고 복잡하게 돌아갔는데 일단 이사할 집 구하는 게 제일 빡셌다... 정말이지 네이버 부동산에서 거짓말 안치고 1000개는 넘는 집을 봤던 것 같다. 젊은 나이에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엄청나게 낡은 집을 살거나 엄청나게 말도 안 되는 가격의 집에 살거나. 뇌가 녹아가는 듯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고양이를 키워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적당한 나무 뷰에 월세 부담이 적어진 집을 구했다... 또 그 과정에서 잔정에 약한 나는 자주 뵙지도 않는 펫시터님 때문에 이사를 하면 안 되는 걸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펫시터님은 이런 제 마음을 모르시겠죠.... 모르셔야만... 그럼에도 펫시터님의 이동 반경에 더 가까워진 집을 구하게 됐다. 완전 럭키비키죠..
그리고 어느덧 취향인지 삶의 흔적인지 적게 오래 쓰자는 마음가짐으로 가구를 들이고, 6년이 넘도록 안고 가는 가구들이 있다.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며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특히 침대는 이삿짐 센터에서도 그냥 다음 이사 때는 버리라고 할 정도지만...) 어쩌겠는가 아직 쓸만하면 써야지
